야생화는 온실 속의 화초와 맞지 않는다.


야생화는 온실 속의 화초와 맞지 않는다.
길 바닥에 사람이 죽어가는데 시팔 지 셀카 품평하는 년들.
사실 어제 그 위급 상황의 프랑스인들은 흑인이었다. 거지새끼 나뒹구는 거 보는 거 마냥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더라.
인스타에 좋아요가 몇 개를 박히니 마니. 누구 얼굴이 어떠니 저떠니. 그게 얼마나 천박해 보였는지는 글로 다 설명이 안된다.
이가 갈렸다. 인간 같지 않은 놈들인 것 같아서 결국 욕 한바가지하고 나왔다.
내 잘못인가?
맞다, 화를 못참은 내 잘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성은 안녕한가?
당연히 안녕하다. 난 사람 죽어가는 상황에도 자기 외모에만 급급한 사람은 곁에 두지 않는다.
나는 그건 아닌 것 같다.

오랜만에 툭 까놓고 가감 없이 얘기 좀 해봤다. 늙어서 온순해진 줄 알았는데 지난 몇 년 간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었어서 그랬던 거였다.
이 글을 읽는 내 지인들 중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는 거 안다.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내 사람들만큼은 정말, 절대로,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써봤다.
별에 별 사람 다 봤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게 내 직업이라지만 그런 마음으로는 절대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최소한의 인류애도 없는 것들, 안녕.
#0307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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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Renau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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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재작년 여행서 만난 선홍이 위급할 때.

Ça fait longtemps qu’on se retrou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