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마지막이길. —정말 마지막이고 싶어서 작정하고 이야기 해보면. 안 궁금하면 뭐 말고.—
고향인 분당에 있는 학교 졸업하고 20대에 3달 이상 떠돈 도시들—제주도, 경기도 광주, 경상도, 서울, 공주, 시카고, 스페인 북부, 스페인 세비야, 다시 공주, 리옹, 파리—
전국팔도 내일로니 유럽배낭여행이니 뭐니 다 빼고도 여기저기 참 많이 떠돌아 다녔다. —그 속의 에피소드만 치면 주저리 하룻밤은 꼴딱 새겠지만 생략.— 요즘 한국 친구들은 남의 얘기 안 궁금해하더라고. 난 네 인생이 궁금하던데. 나보다 멋있는 점, 본받을 점 있으면 배울 수 없나하고 말야. 세대차이라 보기엔 욜로의 여파때문인지 배움이 멈춘 것 같다. 특히 특정 계층에선. 솔직한 얘기로 너무 가볍다. 양극화의 한 단면이지 않나 싶다. Y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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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2개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마음먹고 오래 정착한 곳이 공준데 동네가 너무 좁아서 답답했었던 거 말곤 정말 많이 배웠다. 미술교육과는 너무 좋은 경험이니 차치하고 내 본과를 생각하면 온갖 귀찮은 직책 다 맡으면서 인간 군상들의 집합체를 봤다. 덕분에 속성으로 아주 잘 배웠다. 과생활 열심히 한 만큼 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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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건 사실 난 돌아다니는 걸 안좋아한다.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라고 여기저기 너무 떠돌아다니면 사실 남는 게 없다. ‘진정한 친구, 돈, 마음의 터전 등 그로인한 여러 불안정한 삶들’ 오죽하면 내 제일 친한 친구는 초, 중, 고딩 때 몇몇 친구 이게 끝이다. 하루 이틀 술 쳐마시며 스쳐 지나갔던 인연만 수백, 수천 명은 됐을 텐데. 뭐 훗날 내 결혼식이나 초상날 올 놈들은 이놈들이면 족한다.
서른 먹기 전엔 내 인생 왜 이러나 싶었는데 이젠 그냥 팔자인가보다~ 한다.
그리고 정말 시간이 지나니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더라.
새로운 환경도 싫고, 새로운 사람도 까다롭게 사귀고,
그땐 몰랐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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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당분간 어디 갈 데도 없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
내 좋아하는 공부, 일이면 족한다.
이제 내 장돌뱅이 도시는 이곳이 마지막입네다.
(야 너, 무슨 돈으로 돌아다녀? 디지털 노마드 모르니! 번역, 투고, 웹개발, 소셜 마케팅 할 거 많아. 공부만 하면! 사실 그래서 떠도는 데 비해 놀 시간은 읎어. ㅎㅎ 매 해 독서량만 족히 60권. 리디북스 VIP! 선생에 뜻이 있어 임고를 봤다면 벌써 붙었겠다 싶지만. 요새 사범대 티오 높더라고.)
주저리 글 읽어준 소수의 몇몇 친구들 감사. 다들 항상 행복만이 가득하길 빈다. 잘들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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