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만 36살.
많지는 않아도(아, 이제는 많은 건가?) 세월을 먹어가며 여러 사람들을 겪다보니
그 사람에게 풍기는 집안의 분위기가 있다.
물론 겉핥기의 섣부른 선입견이 아닌
사람 마다 시간을 두고 겪어 본 경우를 말한다.
성격이 괄괄하고, 도도하고, 차갑고,
막연히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한 사람에 배어있는 은은한 집안 분위기가 있다.
그 향기가 은근히 사람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한다.
어떤 게 절대 선이라거나, 좋고 나쁨의 이야기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감히 그런 걸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 결의 일치를 말하는 거다.
사람과 사람의 무언가를 이어주는 그 결을 말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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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20년지기 두 명의 친구들이 있다.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왔고, 본격적인 인연으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으니
대략 24-25년의 연을 이어가고 있는듯 하다.
셋 다 성격은 다르지만
한 명은 능구렁이
한 명은 돌부처
한 명은 까칠대마왕 (나다…)
공통점을 보면 그럼에도 선을 넘지 않고, 악한 짓을 하지 않으며,
다들 어딘지 모르게 온화하다.
여담으로, 꽤나 자주 보는 사이임에도 셋이 만나서 술자리를 가지면
음담패설을 하거나 여자 이야기를 안주삼아 하거나 그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작년엔가 뒤늦게 깨달은 것 같은데 문득 “우리 생각해 보니 그런 얘기 안하지 않냐? 오늘도 그런 얘기 전혀 안했네. 보통 할 법도 한데.” 하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렇다고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공통점의 원인을 타고 올라가보면
결국 어머니에게 있는 것 같다.
어머니들끼리 서로 자주 보는 관계는 아니지만
그 어머니들의 온화한 온기가 닮아있더라.
그 사람이 자란 환경, 곧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문이라는 중세스러운 단어는 아니어도
충분히 그런 집안 교육에 따른 분위기는 존재한다.
그게 때로는 우리 아이를 망치기도 하고,
멋있는 청년으로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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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어느 시점부터 우리 엄마의 그런 온화함을 ‘지양’하고 있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칠한 면이 있는 걸지도.
시간을 두고 겪어 보지 않고,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은 채 겉핥기로 판단한다면,
내게 풍기는 그런 분위기도 내 친누이와 닮지 않았고,
지인 혹은 스쳐가는 인연 레벨에서의 제3자가 바라보면,
같은 집안 사람인 줄 모르기도 하니까.
실제로 전혀 친하지 않은 같은 중, 고등학교를 나온 여동창생이 있는데 우리 누나와 직장 동료였고, 심지어 서로 친했다.
누나 결혼식 때 십몇 년 만에 만난 것 같은데 그때 처음 알았단다.
내가 그 누이의 친동생이라는 걸…
내 20년지기 친구들도 고맙게도 누나 결혼식 때 와주어서 당시 서로 멋쩍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역시 오랜 기간, 가까이, 세심하게 봐야 그 사람 본연의 분위기를 알 수 있나 보다~
그나저나 이제 봄이다!
올 봄엔 카메라 들고 여기저기 놀러 댕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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