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활 5년째에 새해를 맞이 하면서.


—프랑스 생활 5년째에 새해를 맞이 하면서.
오롯이 스스로 고군분투해서 얻어내고, 숱하게 실패했던 결과들을 제외하고 각 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되짚어봤다.
2017년 : 전국 학생 파업으로 학교 폐쇄 (이땐 어학생 신분이었는데 학교도 못갔다. 내 학비ㅅㅂ) 및 거리 통제
2018년 : 노란조끼 파업으로 대중교통 마비 및 치안상황 악화
2019년 : 전국 총 파업으로 학교 폐쇄 및 대중교통 마비
2020년 : 전세계 코로나 및 프랑스 테러 사건으로 그냥 다 마비, ㅅㅂ 다 마비
2021년은 과연!
이제 이곳의 2021년도는 기대도 안되고 딱히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하루가 다르게 사건, 사고가 터지고 ‘fais pas ci, fais pas ça’라며 이렇게 제약이 많은 곳에 계속 있으면서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건 요행이겠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비정상’이라던 알버트 아인슈타인 할배의 말.
그저 아무일 없는 게 행복이라고. 항상 이런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이젠 그렇게 자기합리화하는 것 자체가 미련하게 느껴진다.
인생은 그냥 짧은 게 아니라 정말 짧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 이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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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프랑스야 미안해! 도저히 정이 들질 않아ㅠ 땅이 크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자연인으로만 살 생각은 전혀 없어서…
이 사회를 더 잘 이해하면 정이 들까 싶어서 출판되는 책들, 대중음악, 영화, 여러 문화 요소들을 접하려 노력했지만 클래식이 아닌, 모두 낙후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아카잌처럼 느껴지는 건 내 짧은 식견 때문인지 모르겠다. 애덤 스미스에게 주체사상를 읽으라하면 읽겠나!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사상.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것이 아님ㅠ) 사회 전반에 흐르는 이 사회주의적 마인드는 도저히 내 체질에 맞질 않고. 그에 따른 ㅈ같은 행정 시스템과 서비스의 질은 뭐 말할 것도 없다. 소련 국민들이 왜 미국 제품에 열광을 했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갑니다.
여러 사회를 경험 할수록 드는 생각은 사람보다 사회 시스템과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는 것. 사람이야 내 알아서 눈 감고, 귀 닫으면 되는 것인데 시스템과 인프라는 일상생활 속 곳곳으로 파고 든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시 사람들의 생각을 만든다.
여담이지만 한국은 코로나 하루 확진자 천 명 나왔다면서요? 여긴 지난달에 하루 8만 명, 총 확진자 260만 명ㅎㅎ 프랑스 인구는 6700만이니 뭐 조금 많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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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탓 하지마!” 요즘 흥한다던 한국 유튜바 구루들의 뻔한 멘트. 어이쿠😓 저기 머리 끄댕이 잡고 프랑스나 저기 중국에 떨어뜨려놓고 그 소리를 다시 할 수 있는가 한번 보고 싶다.
그에 대한 답례로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의 한 구절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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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이요. 하려는 놈이 어리석은 놈이야. 저기 정신이 바루 박힌 놈은 피를 토하고 죽을 수 밖에 없지. 그렇지 않으면 술 밖에 먹을 게 도무지 없지. 나도 전자에는 무엇을 좀 해보겠다고 애도 써보았어. 그것이 모다 수포야. 내가 어리석은 놈이었지.“
#02012021 #술권하는사회 #그렇지만술을마시지않았습니다 #블로그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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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Renau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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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을 걷어라

L’Attitude que je veux envers mes affai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