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물에 올라가기 전까진 친목은 금물이다.
이사 준비로 한창 바쁜 와중에 오늘 간만에 예전 1-2년 전인가 만났던 모임이 마침 있어서 갔다가 돌아왔다.
방구석 찐따 코에 간만에 바람이나 넣어볼겸 나가봤는데 이거이거…🤔
네트워킹을 빙자한 모임이 넷드링킹이 되는 순간,
그건 그냥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 모임에서 학교는 내가 제일 좋은 곳으로 갔고, 아직 많은 돈은 못 벌지만 나름 사업소득 벌고 있고, 두번째 사업도 차근차근 준비되어가고 있는 와중에.
‘돈에는 냄새가 있어서 풍기는 순간 똥파리가 낀다’고 내 7년 신은 낡아빠진 워커화가 자꾸 복숭아 뼈에 속삭여서 그만 최대한 내 자신을 숨기고 있었는데.
그래도 잘 들어주다가 왔지만 듣다가 하도 꼴같잖아서 너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급쟁인데 코로나 실업급여 받아서 부럽다야, 배우자가 부자라서 좋겠네. 근데 오히려 그건 창피한 일 아닌가?ㅠ 월급쟁이가 자랑인가, 배우자 덕 보는 게 자랑인가…
인맥, 백그라운드 제외하고 실력 자체로 여기서 내가 최고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매번, 매순간 확신이 든다. 미천한 불어 발음 빼고.
망나니였던 내가 오랜 시간 선비처럼, 승부욕 머신처럼 살면서 일, 공부만 했는데 안그럼 얼마나 억울해.
생산성 측면에선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이라 한두번 스쳐가다 본 웬만한 사람들하곤 편안함, 친밀감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만 의미없이 하고 온 기분이다.
이럴거면 그냥 방구석에서 짐이나 싸면서 책 한 줄이나 더 읽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역시 방구석 찐따가 가장 잘 어울린다.
아직까진 이곳에선 배울 사람이 없고, 기댈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동안 오래된 좋은 사람들이 쓴 책만 읽었는지도 모르겄다.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선생님이라 부른다.
맨정신에 끄적거려 봤다.
문득 다시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게 배울 것으로 넘쳐났던.
#08072020 #허세말고 #백그라운드말고 #네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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