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절 따라 보고 배웠던 작가들에게 연락을 하고, 연락이 오는 요즘.


20대 시절 따라 보고 배웠던 작가들에게 연락을 하고, 연락이 오는 요즘.
나 같은 게 뭐라고.
한낱 실패한 그림쟁이였는데
쓰잘데기 없는 책 읽는 거 좋아하는 한량이었고
라디오 들으면서 누워있기만 하던 녀석이 뭐라고.

말끔하고 번지르르한 사람 앞에선 괜히 주눅이 들고
세련된 집안에서 곱게 자란 도련님들 보면 괜히 괴롭히고 싶고
그러면서도 지는 건 무척 싫어하던 그런 놈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공부를 못할까.

초딩땐가 중딩땐가 이제는 기억도 안난다. 하도 말썽을 피우고 다니고 허구헌날 경비 아저씨 놀리고 도망가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저씨가 학교로 찾아와 이놈들을 하나하나 색출하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똥줄이 타던지. 결국 잡혔다.
신나게 혼이 났다. 근데 문제는 각자 부모님을 불러오란다.
울엄마만 유일하게 오지 않았다. 우리 이 여사님은 항상 마이웨이시니까.
그랬더니 한 친구네 엄마가 나랑 놀지 말란다. 아니, 같이 한 건데 왜? 내 잘못인가? 지금도 이해는 안간다.
아마 내가 공부도 못하고, 안좋은 뜻에서 대대로 선비 집안인 우리집은 겉보기엔 내세울 것이 없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당시 우리집 승용차도 10년 넘게 타던 구닥다리였거든!

아빠 같았던 로빈 윌리엄스가 떠난지도 5년이 넘었다.
10대 시절 좋아하던 신해철도 같은 해 떠났다.
이젠 이름도 기억이 잘 안난다.
방 안에선 9와 숫자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09112019 #2014 #열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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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Renau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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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마지막이길. —정말 마지막이고 싶어서 작정하고 이야기 해보면. 안 궁금하면 뭐 말고.—

« Le concert du nouvel an à la Sainte-Chapel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