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사랑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이유
Artwork by Arnold Böcklin, Odysseus und Kalypso, 1882, oil on mahogany, 103.5 × 149.8 cm, Kunstmuseum Basel, Basel, Switz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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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로는 처음인 것 같은데 그동안 지난 사랑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글을 쓴 적이 없었다. (간접적인 내용 조차도.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어린 시절 짝사랑 같은 일방적인 관계 말고, 기간 불문 상대방과 제대로 된 교제를 했다면,
어찌 보면 그 기간만큼은 가족보다 더 가까운 존재였을 테고, 세상 누구보다도 가까웠던 사람이었을 텐데 (볼 꼴, 못 볼 꼴 다 보는 것도 포함해서)
그런 그때의 상대방의 모습이 향수처럼 잔향으로 몸에 배여있기 때문에
굳이 말이나 글로 애써서 표현하지 않아도,
사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지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게 어떤 삶의 태도일 수도 있고, 아니면 트라우마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거나 어떤 것에 멈칫하게 만드는 막막함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누군가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긴 공백의 기간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 흔적이 느껴지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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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면,
검소함, 본질은 그 시점의 그녀에게,
부지런함과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느 시점의 다른 그녀에게,
선을 정할 때의 똑부러짐은 저 시점의 또 다른 그녀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웃을 수 있는 초연함은 철이 없던 시절의 그녀에게,
이렇게 하나하나씩 좋은 태도가 상대방 덕분에 몸에 배여서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혹여 반면교사일지라도 그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지나간 사람일지라도 딱히 씁쓸하다거나 기분 나쁜 감정은 느껴지지 않고, ‘그때 많이 배웠지~’ 하면서 종종 그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뭐, 그 덕분에 다음 사람에게 정성을 다할 수 있었겠지.” 싶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나란 사람을 만났던 그분들도 그 시절의 나로부터 뭔가 작게라도 얻어갔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게 좋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경험이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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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인 블로그 AI 전수 분석에서 뜬금없는 연인이나 배우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길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짧게나마 마음을 남겨본다.
(오늘 영화 오디세이 보고 왔는데 신전 전투 씬 이후부터는 글썽이면서 봤다ㅠ 페넬로페의 남자, 텔레마코스의 아부지 정말 멋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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